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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24일 토요일

nerve


ep의 곡 수를 채우기 위해

random run을 거꾸로 돌렸다.
문제는 가사인데,
억지로 들리는 단어들을 적당히 조합해
그럴싸한 가사를 완성했었다.
뭔가 괴상한 종교집단의 분위기가 난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꼭 라이브로 해보고 싶다.

sutcliff


일단 이 곡은 3박자다.

그리고 현재 나는 4박자 연주를 못한다.

당시에 컴퓨터로 3박자를 찍는게 꽤 힘들었다.
그래서 elliott smith의 xo 앨범의 waltz라는 곡에서
앞의 드럼을 따왔다.
그런데 결국은 MIDI로 찍기로 결심했었다.

생각보다 곡이 길어 당시에
용산에서 여럽게 구한 Back Beat vcd에서
대사를 배경으로 집어 넣었었다.
그리고 가사를 아예 초기 beatles의 베이시스트였던
stuart sutcliff의 sutcliff로 정했다.
가사도 그에 맞춰서 써내려갔다.
악기 부분을 먼저 레코딩 했기 때문에,
급하게 쓴 가사를 나중에 녹음했다.

monster


monster는 단순한 곡이다.

당시 the clientele의 음악을 흉내 내보려고 만든 곡인데,
문제는 가사였다.
지금도 어떤 생각으로 썼는지 모르겠는데,
누군가 가사 내용을 물어보면
서커스와 관련된 프랑스 소설의 내용이라고
거짓말을 하곤 했었다.

monster라는 제목도
가사 첫 줄이 "if you were a monster"여서
그냥 monster라고 붙였다.
C로 시작되는 곡이었는데,
C를 착각해 G를 누르고 연주한 세컨 연주가
묘하게 잘 맞아떨어져 느낌이 좋았던 곡이었다.

random run


random run은 milk way 녹음 때
제일 먼저 녹음된 곡이었다.
녹음땐 가사도 준비되지 않아서
막 써내려갔었다.
미안한 마음. 죄책감.

4년째 사귀고 있던 여자친구에게는 항상 미안했다.
졸업만 남겨둔 상황에서 현실에 치여
그 친구의 위로도 받을 수 없을 정도였다.
항상 머리가 멍한채로 오후늦게 늦잠을 자고,
나는 멋대로 하고 있었다.
내가 떠날 준비를 하고있다는 것이, 그게 미안했다.

environment


98년 5월 15일 스팽글의 thru the sloe의 공연은 최고였었다.
peppermint onanism도 노이즈가 가득한 음악을 해야겠다고
결심한 계기는 다름아닌 5월 15일 sloe의 공연이었다.
our nation과는 확연히 달라진 yellow kitchen의 음악도 좋았다.
나중에 알게된 glass facade의 음악도 좋아하게 되었다.

99년 스팽글이 없어지면서, 이들 밴드들이 이대 후문 빵으로 모였다.
이미 98년 초부터 빵에서 공연했던터라,
본격적으로 이들 밴드들과 친해지게 되었고,
나우누리의 b-side 채팅방에서 nviron의 레이블로 들어가게 되었다.

데모 녹음을 위한 장비를 지원해준다고 했었지만,
nviron과는 묘한 괴리감이 있었다.
싫다, 좋다의 문제라기 보다는 구심점이 없는 레이블이었다.
교류도 없었고, glass facade와 수환형이 입대한 상태에서
도순주가 그냥 일상처럼 운영되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냥 수순대로 nviron과는 공연 때만 얘기를 나누고,
자연히 소원해지면서, lunch의 octab과 교류가 시작되었다.
peppermint onanism의 원철은 wounded fly와 친해지면서
자연스럽게 peppermint onanism도 해체가 될 조짐이 보였다.

일전에 수환형에게 nviron이 시인 바이런과 관련된 것이냐 물었는데,
본인의 꿈이 농부라서 environment의 nviron이라고 대답을 들었다.
그리고 이 곡에서 레이블 nviron을 한 없이 씹고 있다.

lyrics in milk way


environment
이젠 정말 재수 없어
모두들 욕을 많이 먹은 것 같아
전부들 말이 없지 빠져나갈 길도 없어
오직 너희들만이 열쇠를 쥐고 있다고 생각했었지
이젠 그러지마 사람들도 너희들을 욕할꺼야
수많은 괴리
이젠 슬슬 본모습을 드러내야지
너희들은 솜씨도 좋았잖아
성공하기엔 조금 그랬지만
그냥 시간을 죽이려고 그렇게 있지마
하긴 너희들에겐 무지 사소한 거지만
색깔도 없지
그 얼어죽을 노란색을 빼곤 말이야
너희들은 아무것도 아니야
그만둘 것도 없지
나도 아무것도 아니야
시작할 것도 없어
나머지들도 아무것도 아니지
건드린 것도 없는데
너희들은 없어
그럼 욕먹을 것도 없겠지

random run
마구잡이 경주
난 정말 내 시간을 찾았어
어쨌든 네가 원한거니까
멋대로인 너
난 약에 쩔어 있었지
너의 모든 것을 사랑할 수만 있다면
정말 기분이 좋을 텐데
종잡을 수 없는 비
기분이 우울할 때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데
어디에서 날 위해 멈춰줄 수 있겠니
어디에서 날 위해 달라질 수 있겠니
어디에서 널 위해 멈춰줄 수 있을까
어디에서 그에게 달라질 수 있겠니
마구잡이 경주
난 정말 내 시간을 찾았어
그래도 넌 그러지 않겠지

monster
네가 괴물이거나
아니면 내 노래 속 주인공이었다면
소녀들은 못생긴 녀석들 틈을 나와
비를 맞으러 걸어가겠지
그녀석들이 지금 여기에 와있으니
옛 추억에서 유리잔을 여기에
동물들은 거기서 빠져나오기 위해
동물원 아래로 도망쳐가지
겨울이 가고 봄이 왔으니
이 계절에는 모든 것이 살아있겠지
여기 다시 비가 오고 해가 뜨면
그 핀들을 모두 던져주겠니
그녀를 멈추기 위해
넌 이웃집 파티에서 노래를 불러야해
어쨌든 여기서 다시

sutcliff
그 녀석들은 그녀에게 널 맡겨버렸지
침대에서 곤히 잠들고 있으면 그 녀석들은 락을 연주했었지
그래도 널 위해 그리고 그 녀석들을 위해
넌 세상에서 녀석들이 가장 유명해지길 바랬지
어쨌든 넌 금발머리 멋진 여자를 건졌잖아
정말 이쁜 여자라구

nerve
곧, 우린 맘껏 소리를 지를꺼야
난 내가 무섭거든
앉아서 실컷 위로해주렴
우린 여기서 지나간 밤들을 볼꺼야
아주 가까운 곳에서는 이것도 못하게 하겠지
그래도 우린 쭉 그걸 즐겼었지
남은 사람들을 깨워 주겠니
감미로운 음악은 집에서도 충분히 들을 수 있을꺼야

milk way




2000년 12월이 되자 남은 건 졸업식이었다.

peppermint onanism은 이미 공연을 중단한지 꽤 되었다.
내 기억이 맞다면 2000년 12월 peppermint onanism의
처음이자 마지막 앨범, demo "bath tub"이 나온 후,
원철이와 난 이대 후문 빵에서 마지막 공연을 했었다.

nviron과는 마땅히 작별을 고하는 것이 맞았다.
어차피 nviron과 그다지 친분이 두텁거나 친하지도 않았고,
99년 빵에서 알게된 lunch와 친분이 생겨
그들이 장난스럽게 만든 octab이란 레이블로 옮긴상태였다.
수환형과 친해진 건 아이러니 하게도 octab으로 옮긴 뒤 친해졌다.
여튼, nviron이 애당초 약속했던 장비 지원은 물 건너간 상태가 되었고
peppermint onanism의 bath tub도 octab의 장비들로 녹음되었던 것이다.

2000년 12월, 마땅히 취직된 곳도 없었고,
폭설 때문에 며칠 째 집에서 나오지도 못한 상태였었다.
집에 있는 건 어머니가 길에서 주워온 낡은 세고비아 포크기타와
BeOS가 깔려있던 셀레론 333 조립 PC 밖에 없었다.
기타줄조차 녹슬었지만, 기타 줄 살 돈도 없었다.
요금체납으로 인터넷도 끊겨 있었고,
먹을 것이라고는 물과 커피만 냉장고에 있었다.
그나마 가스는 끊기지 않아 난방과 온수의 혜택은 누리고 있었지만.

그리고 할 것이 없어서 만든게 바로 milk way였다.
훈테크 Soundtrack Ruby 사운드 카드를 octab에서 빌려온 상태라,
깔려있던 BeOS를 지우고, Windows 98을 다시 설치했다.
그리고 노래방 마이크 하나와, 기타 하나, Cakewalk와 Sound Edit.
딱히 만들어놓은 곡은 없었는데, 집에서 소일거리 삼아 몇 번 뚝닥거려서
그럴싸한 팝은 두 서너곡이 있었다.

분명히 말하면 힘들었었다.
어쩌면 대학교 졸업 이후에 대한 계획이 전혀 없었다.
그저 하고 싶은 밴드만 열심히 하면 모든게 잘 될 수 있을거라 생각했었지만.
부모님께조차 음악을 하고 있노라고 떳떳하게 밝히지도 못하고 있었다.

당시 octab의 성일형이 the clientele의 음악을 들려주었는데,
그들의 공식 홈페이지에서 1분짜리 샘플 음원 4곡을 미친듯이 듣고 있었다.
그것이 위안이었고, 밴드가 없어진 마당에서 음악이 바뀌는 전환점이었다.
12월 방학이 시작되자 집에 틀어박혀 어쿠스틱 기타만 쳤다.
peppermint onanism에서 썼던 변칙튜닝은 다 잊었다.

눈이 오고, 고립되자 당시에 혼자 살던 나는 낮밤이 바껴 있었고,
인터넷도 안되고, 새벽에 할 일이 없어져 슬슬 녹음 세팅에 들어갔다.
다 그런것 처럼 일단 세팅이 끝나고 녹음이 들어가면 일은 술술 풀린다.
단지, 그 세팅과 첫 녹음이 드럽게 힘든 것이다.
내 기억에 random run을 먼저 녹음했었다.
그리고 monster, environment, 마지막으로 sutcliff를 녹음했다.

나중에 4곡을 octab 작업실로 가서 형들과 함께 들었을 때,
형들의 반응은 좋았다. 그리고 octab에서 판매를 해보자는 제의가 들어왔었다.
특히 monster의 반응이 꽤 좋았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4곡이라는 곡 수가 마음에 걸렸다. 싱글 수준.
그래서 한 곡을 더 녹음해서 5곡으로 ep를 내어보자고 생각했다.
문제는 그 녹음을 다시 세팅하는 것이 마음처럼 몸이 움직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결국 random run을 거꾸로 돌려 적당히 cue-cutting을 해서
그 다음주 최종 5곡이 정해졌다.

가격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초판 30장을 찍었다.
제작에 대한 노하우도 없었고, 애초에 demo 버전으로 기획되었던 것이어서
큰 욕심은 내지 않았었다.

디자인의 젖소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peppermint onanism의 라이브 음원을 위한 데모 표지였었다.
이미 밴드도 끝났고, 목장의 젖소가 dringe augh와 더 어울릴 것 같았다.
디지털 카메라가 엄청난 값비싼 물건이 었던 시절이었고,
CD 레코더 조차도 결코 저렴한 물건이 아니었었다.
octab에서 처음으로 구경했던 epson 스캐너를 세워서 뒷 모습을 담았다.
양면 인쇄를 원하니 성일형이 front와 back의 위치를 적절히 잡아주었다.
포토용지로 인쇄를 하고, CD를 굽고, 집에서 칼질을 하고.
그렇게 30장의 초반이 나왔다.

30장의 초반은 15일만에 다 팔렸고, 심지어 내 것조차 남기지 않고 판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