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27일 화요일

unbated


어느 늦 가을.
주말에 시간을 내어 친구와
여행과 녹음을 겸하며
외가를 향했다.
아마도 10년 만에 가는 외가.

예전의 향기롭던 곳만 기억하고 갔던 외가에는
피를 토하며 누워계신 외할아버지가 계셨고,
그리고 별채는 벽지와 장판이 모두 썩어
폐가와 다름없어졌다.

여행과 녹음은 모두 취소되고,
그렇게 외할아버지를 간병하며 주말을 보냈다.
나중에 외할아버지는 폐암 말기로
막내 이모 결혼식 얼마 후 돌아가셨다.

일요일 오전 친구와 내가 떠나자
외할아버지는 힘든 내색도 없이
일어나셔서 동구밖까지 나와
동네 지인의 차를 잡아 읍까지 태워달라고
부탁하셨다.

차 뒷 창에서 할아버지는 끊임없이
손을 흔들고 계셨다.
내 이름을 불렀지만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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