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7월 10일 일요일

유니온프레스


보편적이고 신선한 '드린지 오'의 노래들

드린지 오(Dringe Augh)에 대해 알게 된 것은 러시안 레드라고 하는 스페인 여가수와의 인터뷰 때문이었다. 그녀의 노래 중 ‘닉 드레이크(Nick Drake)’라는 곡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그녀는 난데없이 드린지 오라는 한국 뮤지션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오늘 아침에 여기(소니뮤직코리아) 오다가 한국의 드린지 오라는 뮤지션의 노래를 들었는데 한국의 닉 드레이크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환상적이었고 좋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한창 위상을 떨치던 한류 가수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다.

드린지 오는 혼자 통기타를 연주하며 노래하는 남성 싱어송라이터다. <클럽 빵 컴필레이션 1>에 페퍼민트 오나니즘의 멤버로 참여했던 그는 밴드 해체 후 2001년부터 솔로로 활동했다. 이후 자가 제작한 음원을 온·오프 라인에 공개해온 드린지 오는 2009년 7곡이 담긴 데뷔EP <인디비주얼리 랩드(Individually Wrapped)>를 발표했다. 그리고 올해 드디어 그의 정규 1집 <비트윈 더 타이(Between The Tygh)>가 나왔다.

러시안 레드가 들은 것이 드린지 오의 EP앨범인지 신보인지는 알 수 없다. 신보를 들었다면 수록곡 중 ‘와일(Wile)’을 들었을 가능성이 높다. 드린지 오는 곡 소개에서 이 노래에 대해 “닉 드레이크의 ‘프롬 더 모닝(From The Morning)’과 그 곡이 수록된 앨범 <핑크 문(Pink Moon)>에 대한 곡이다. 가사는 대부분 앨범의 가사에 사용된 단어들을 사용했다. 나 역시 그 앨범을 정말 좋아한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러시안 레드가 EP앨범을 들었더라도 충분히 닉 드레이크를 떠올릴 수 있었을 것이다. 드린지 오의 음악이 닉 드레이크의 영향을 받았다고 봤을 때 올해 발매된 새 앨범보다 오히려 2009년 EP앨범 쪽이 더 닉 드레이크 스타일과 가깝기 때문이다. 새로 발매된 <비트윈 더 타이>는 닉 드레이크의 음악보다 더 고즈넉하고 예스럽다. 이번 드린지 오의 노래들은 1940~60년대 영국의 ‘포크 리바이벌’ 피어난 브리티시 포크에 가깝다.

브리티시 포크는 같은 시기 미국에서 발생한 모던포크와는 사뭇 다르다. 미국의 포크에 비해 켈틱 성향이 강해 에스닉하고 고색창연한 맛이 배어난다. 굳이 비교하자면 마마스 앤 파파스와 더 인트레더블 스트링 밴드의 차이랄까? 또한 미국의 포크가 프로테스트 포크에서 제임스 테일러 스타일의 ‘팝 포크’로 흐른 반면 브리티시 포크는 미학을 중시한 움직임으로 인해 ‘아트 포크’로 발전했다.

당시 브리티시 포크의 물결에서 등장한 닉 드레이크는 선배들이 이룩한 포크 어법에서 더 나아간 비범함을 보였다. 그의 데뷔작 <파이브 리브스 레프트(Five Leaves Left)>에는 페어포트 컨벤션, 펜탱글 등 브리티시 포크 신(Scene)의 선배들이 참여했음에도 기존의 관성이 보이지 않았다. 이와 비슷하게 드린지 오의 <인디비주얼리 랩드>에는 모던한 감각이 있었다. 그런데 드린지 오는 신보에서 보다 이전의 음악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닉 드레이크가 듣고 학습했을 만한 브리티시 포크로 말이다.

드린지 오의 이번 앨범은 김목인이 피아노로 참여한 일부 곡 외에 기타 한 대와 노래로만 녹음됐다. 전작과 달리 기타의 오버더빙이나 이펙팅은 없다. 하지만 소리는 훨씬 청명해졌다. 그의 탁월한 연주력 때문이다.

앨범에서 드린지 오의 연주는 놀라울 정도다. 널리고 널린 통기타 가수들의 아마추어적인 연주와는 당연히 비교가 안 되며 프로 연주자들에게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함이 돋보인다. 드린지 오의 연주는 펜탱글의 버트 잰시, 존 랜번의 고풍스러움을 연상케 한다. 이들의 영향을 받은 지미 페이지가 통기타를 연주할 때 이따금씩 나오는 그런 주법이다. 수록곡 중 ‘파인(Pyne)’, ‘섬드(Summed)’에서 잘 드러나듯 드린지 오는 안정된 테크닉을 바탕으로 자유분방하면서도 확실한 전개와 멜로디를 들려주고 있다.

드린지 오의 스타일이 영국의 1940~60년대에 맞닿아 있다고 해서 그 음악이 2011년의 우리와 괴리된 것은 절대 아니다. 그가 들려주는 음악은 일면 보편적인 감성을 띠고 있다. 음악이 다분히 자연친화적(?)이기에 그저 감상하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특히 차분한 목소리와 기타가 이루는 댓구가 귀에 착 감긴다. 전통을 취한 연주는 지금 듣기에 너무나 신선하고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는 심연으로 깊이 파고들어 온다.

권석정

http://www.unionpress.co.kr/news/detail.php?number=116833&thread=02r02r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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