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between the tygh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between the tygh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2년 1월 2일 월요일

유니온 프레스

드린지 오

드린지 오 'Between The Tygh'
올해 5월에 나온 드린지 오의 정규 1집 <비트윈 더 타이(Between The Tygh)>에도 마찬가지로 기존에 보기 힘든 신선한 통기타와 목소리가 담겼다. 먼저 다르게 들리는 것은 바로 기타 연주다. 드린지 오의 연주는 최근 타개한 버트 잰쉬의 방식을 떠올리게 한다. 버트 잰쉬는 바로 브리티시 포크의 여명기를 다진 거장으로 손꼽힌다. 이런 스타일의 기타 연주는 기존에 국내에서 보기 힘든 것이었다.

드린지 오는 앨범에서 어쿠스틱 기타연주 위주의 곡을 하려 했다고 한다. 그래서 어쿠스틱 기타의 연주를 중심으로 선곡을 했다. 변칙 튜닝한 어쿠스틱 기타의 핑커 피킹의 거친 표현이 드린지 오 음악의 중요한 요소였기 때문이다. 그의 의도처럼 <비트윈 더 타이>에는 통기타의 꾸밈없는 질감이 잘 드러난다.

앨범은 김목인이 피아노로 참여한 일부 곡 외에 기타 한 대와 목소리로만 녹음됐다. 기타의 오버더빙이나 이펙팅은 없지만 소리는 명징하다. 드린지 오의 탁월한 연주력 때문이다.

드린지 오는 곡의 bpm을 정하지 않았기에 메트로놈이 필요 없었고, 스튜디오에 들어가 한숨에 곡을 연주하는 순간을 그대로 담으려 했다고 한다. 앨범에서 들리는 드린지 오의 연주는 놀라울 정도다. 아마추어적인 연주와는 당연히 비교가 안 되며 프로 연주자들에게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함이 있다. 특히 ‘피더리(Feathery)’, ‘파인(Pyne)’, ‘섬드(Summed)’에서는 고풍스러운 전통의 맛이 잘 나타난다.

http://www.unionpress.co.kr/news/detail.php?number=132007&thread=02r01r04

2011년 7월 10일 일요일

유니온프레스


보편적이고 신선한 '드린지 오'의 노래들

드린지 오(Dringe Augh)에 대해 알게 된 것은 러시안 레드라고 하는 스페인 여가수와의 인터뷰 때문이었다. 그녀의 노래 중 ‘닉 드레이크(Nick Drake)’라는 곡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그녀는 난데없이 드린지 오라는 한국 뮤지션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오늘 아침에 여기(소니뮤직코리아) 오다가 한국의 드린지 오라는 뮤지션의 노래를 들었는데 한국의 닉 드레이크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환상적이었고 좋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한창 위상을 떨치던 한류 가수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다.

드린지 오는 혼자 통기타를 연주하며 노래하는 남성 싱어송라이터다. <클럽 빵 컴필레이션 1>에 페퍼민트 오나니즘의 멤버로 참여했던 그는 밴드 해체 후 2001년부터 솔로로 활동했다. 이후 자가 제작한 음원을 온·오프 라인에 공개해온 드린지 오는 2009년 7곡이 담긴 데뷔EP <인디비주얼리 랩드(Individually Wrapped)>를 발표했다. 그리고 올해 드디어 그의 정규 1집 <비트윈 더 타이(Between The Tygh)>가 나왔다.

러시안 레드가 들은 것이 드린지 오의 EP앨범인지 신보인지는 알 수 없다. 신보를 들었다면 수록곡 중 ‘와일(Wile)’을 들었을 가능성이 높다. 드린지 오는 곡 소개에서 이 노래에 대해 “닉 드레이크의 ‘프롬 더 모닝(From The Morning)’과 그 곡이 수록된 앨범 <핑크 문(Pink Moon)>에 대한 곡이다. 가사는 대부분 앨범의 가사에 사용된 단어들을 사용했다. 나 역시 그 앨범을 정말 좋아한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러시안 레드가 EP앨범을 들었더라도 충분히 닉 드레이크를 떠올릴 수 있었을 것이다. 드린지 오의 음악이 닉 드레이크의 영향을 받았다고 봤을 때 올해 발매된 새 앨범보다 오히려 2009년 EP앨범 쪽이 더 닉 드레이크 스타일과 가깝기 때문이다. 새로 발매된 <비트윈 더 타이>는 닉 드레이크의 음악보다 더 고즈넉하고 예스럽다. 이번 드린지 오의 노래들은 1940~60년대 영국의 ‘포크 리바이벌’ 피어난 브리티시 포크에 가깝다.

브리티시 포크는 같은 시기 미국에서 발생한 모던포크와는 사뭇 다르다. 미국의 포크에 비해 켈틱 성향이 강해 에스닉하고 고색창연한 맛이 배어난다. 굳이 비교하자면 마마스 앤 파파스와 더 인트레더블 스트링 밴드의 차이랄까? 또한 미국의 포크가 프로테스트 포크에서 제임스 테일러 스타일의 ‘팝 포크’로 흐른 반면 브리티시 포크는 미학을 중시한 움직임으로 인해 ‘아트 포크’로 발전했다.

당시 브리티시 포크의 물결에서 등장한 닉 드레이크는 선배들이 이룩한 포크 어법에서 더 나아간 비범함을 보였다. 그의 데뷔작 <파이브 리브스 레프트(Five Leaves Left)>에는 페어포트 컨벤션, 펜탱글 등 브리티시 포크 신(Scene)의 선배들이 참여했음에도 기존의 관성이 보이지 않았다. 이와 비슷하게 드린지 오의 <인디비주얼리 랩드>에는 모던한 감각이 있었다. 그런데 드린지 오는 신보에서 보다 이전의 음악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닉 드레이크가 듣고 학습했을 만한 브리티시 포크로 말이다.

드린지 오의 이번 앨범은 김목인이 피아노로 참여한 일부 곡 외에 기타 한 대와 노래로만 녹음됐다. 전작과 달리 기타의 오버더빙이나 이펙팅은 없다. 하지만 소리는 훨씬 청명해졌다. 그의 탁월한 연주력 때문이다.

앨범에서 드린지 오의 연주는 놀라울 정도다. 널리고 널린 통기타 가수들의 아마추어적인 연주와는 당연히 비교가 안 되며 프로 연주자들에게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함이 돋보인다. 드린지 오의 연주는 펜탱글의 버트 잰시, 존 랜번의 고풍스러움을 연상케 한다. 이들의 영향을 받은 지미 페이지가 통기타를 연주할 때 이따금씩 나오는 그런 주법이다. 수록곡 중 ‘파인(Pyne)’, ‘섬드(Summed)’에서 잘 드러나듯 드린지 오는 안정된 테크닉을 바탕으로 자유분방하면서도 확실한 전개와 멜로디를 들려주고 있다.

드린지 오의 스타일이 영국의 1940~60년대에 맞닿아 있다고 해서 그 음악이 2011년의 우리와 괴리된 것은 절대 아니다. 그가 들려주는 음악은 일면 보편적인 감성을 띠고 있다. 음악이 다분히 자연친화적(?)이기에 그저 감상하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특히 차분한 목소리와 기타가 이루는 댓구가 귀에 착 감긴다. 전통을 취한 연주는 지금 듣기에 너무나 신선하고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는 심연으로 깊이 파고들어 온다.

권석정

http://www.unionpress.co.kr/news/detail.php?number=116833&thread=02r02r02

2011년 6월 9일 목요일

electric muse


between the tygh

타이핑을 위해 자판에 손을 올려놓는다. 습관처럼 양손의 검지가 처음 닿은 곳은 ‘F’와 ‘J’. 어릴 적 타자 교본을 따라 두벌 타자기를 배울 때 한글의 자음과 모음의 경계 그래서 양 손 위치의 경계를 나누는 알파벳 네 자를 외웠다. ‘T’, ‘Y’, ‘G’, ‘H’. 1집 타이틀 [between the tygh]는 드린지 오의 곡에 접근하는 방식과 닮아 있다. “곡을 만들 때는 먼저 두 가지를 생각합니다. 노랫말을 넣을 것인가, 아니면 연주곡으로 만들 것인가. 노랫말을 넣을 땐 가사를 쓰는데 주로 시간을 보내고, 연주곡을 만들 땐 제목을 짓는데 주로 시간을 보냅니다. 버릇이라면 연주곡으로 쓸 제목은 없는 단어를 만들기도 하고, 기존에 있는 단어의 철자를 슬쩍 변형하기도 합니다. 그래야 텍스트편집기로 노래 제목을 쭉 입력하면, 연주곡은 스펠링 오류 체크가 되거든요. 지금껏 만든 많은 곡들 중에 제가 연주곡과 아닌 곡을 구분하는 방법입니다. 타이틀인 tygh가 그렇습니다.”

정규앨범 녹음을 준비하며 감상하기 편한 곡을 수록했던 지난 [Individually Wrapped] EP 때와 달리 어쿠스틱 기타 연주 위주의 곡을 해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그래서 어쿠스틱 기타의 연주를 중심으로 선곡을 했다. 변칙 투닝한 어쿠스틱 기타의 핑커 피킹의 거친 표현은 드린지 오 음악의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었다. “이번 앨범에서는 2009년 EP [individually wrapped]와는 달리 들려주고 싶은 곡들 보다는, 제가 연주하고 싶은 곡들로 채웠습니다. 전반부는 듣기 편한 곡, 후반부는 연주하기 신나는 곡들로 편성할 수도 있었지만 모음과 자음의 경계인 ‘tygh’이란 타이틀처럼 일부러 섞어서 편성했습니다. 지나친 감상도 배제하고, 지나친 분석도 배제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래서 모음과 자음 사이라는 의미로 [between the tygh]로 타이틀을 정했습니다.”

앨범 녹음을 위해 오랫동안 연주해 온 마틴 마호가니 드레드넛 기타와 4년 동안 묵혀두었던 마호가니 터즈 기타가 동원되었고, 지난 EP 때 호흡을 맞추었던 캐비닛 싱얼롱즈의 김목인이 일부 곡에서 피아노를 거들었다. 3년이 넘게 기다려 온 곡에서 앨범 녹음 가까이 만들어진 곡까지 10곡의 수록곡을 선택한 후 녹음에 들어가자 마법처럼 순식간에 녹음이 진행되었다. 곡의 bpm을 정하지 않았기에 메트로놈이 필요 없었고, 스튜디오에 들어가 한숨에 곡을 연주하는 순간을 그대로 담으려 했다. 과한 리버브도 특별한 이펙팅도 생각치 않았다. 지난 EP에서 노래를 불러주었던 오랜 친구 송은지가 사진을 찍어주었다. 이슬이 운치 있는 디자인을 완성했다. “음반을 위해 곡을 만드는 일도 어려운 일이지만 그 동안 만들어 놓은 곡을 음반을 위해 선택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individually wrapped] EP의 “hearted”가 앨범 녹음 즈음에 만들어진 곡이었던 것처럼 이번 앨범 중에서는 “wile”이 그나마 최근 곡이었습니다. 그리고 “tygh”가 2010년 여름에 만들어진 곡이었습니다. 3년 넘게 음반 수록을 기다리던 곡들이 어렵게 수록되었습니다. 감상도, 분석도 아닌 그냥 편한 음악 모음집으로 들어줬으면 좋겠습니다.”

변칙 튜닝한 어쿠스틱 기타의 핑거 피킹 그리고 나지막이 불러 보는 마음 속 멜로디. 드린지 오는 어쿠스틱 기타 한 대만으로 노래하던 시절의 포크에서 출발하는 싱어송라이터이다. [클럽 빵 컴필레이션 1]에 페퍼민트 오나니즘의 멤버로 참여했던 드린지 오는 밴드가 해체된 2001년부터 솔로 활동을 시작했다. 2001년 자가제작 EP [Milk Way]를 발표하고, 개인적으로 작업한 데모 [Caramel Home], [Chocolate Lounge], [Banana Bath], [Rye Downstair] 등을 온, 오프라인에서 공개했던 그는 2006년부터 홍대 부근 클럽 Salon 바다비에서 주로 공연을 하고, 2009년 일렉트릭 뮤즈를 통해 데뷔 EP [individually wrapped]를 발표했다. [between the tygh]는 드린지 오의 정규 1집이다.

weiv


6월의 포크

"딱히 특정 장르의 음악을 추구하지 않고, 곡을 만들면서 염두에 두는 뮤지션(혹은 스타일)도 없어요."라든가, "우리의 음악을 특정 장르로 규정짓지 말아 달라."라고 말하면 좀 더 '있어(?)' 보일 텐데, 노골적으로 자신의 출신성분을 드러내는 음악가들이 있다. 장르의 특성상(비교적 전통성을 중요시하고, 전자기기의 발전에 상대적으로 무관심한) 포크(folk) 음악에 뿌리를 둔 몇몇 이들이 그렇다. 국내 인디씬을 돌이켜보자면, 카바레 사운드 출신의 위치 윌(Witch Will)의 [Trip On Havana]과 아톰북(Atombook)의 [Warm Hello From The Sun] 앨범을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그들은 스스로 '브리티시 포크'의 적자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오리지널'에 가까운 사운드를 표현하고자 했다.

기실, 뮤지션이 이렇게 노골적으로 나오면 리뷰어도 곤란하다. 사회문화적 맥락에 한 문단, 그리고 표현의 방법론에 대해 한 문단 정도를 할애하며 썰을 풀어야 하는데, 할 말이 없어진다. 오로지 음악의 촘촘한 결에 대해서 설명해야 하는데, 그 사운드의 밀도를 언어로 표현할 재간이 없다. 그렇다고 위와 같은 음악을 놓고 '한국적'이지 못하다거나 모방에 불과하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더 어리석은 짓이다. 남들보다 옆자리 학생의 답안지를 좀 더 많이 훔쳐보았다고 나무랄 수는 없는 일이다. 대중음악의 태생적 요소를 무시한 꼴이다.

드린지 오(Dringe Augh)의 첫 번째 앨범 [Between The Tygh]는 '브리티시 포크'를 노골적으로 표방한다. 페어포트 컨벤션(Fairport Convention), 닉 드레이크(Nick Drake), 스파이로자이라(Spirogyra), 팀 버클리(Tim Buckley) 등 1960~70년대 영국 프로그레시브 포크 뮤지션들의 이름이 떠오른다. 핑거피킹(finger-picking) 주법으로 만들어낸 반복적인 멜로디와 리듬, 때로는 신비롭고 때로는 쓸쓸한 분위기 그리고 심미적인 영어 가사까지, 영락없는 '브리티시 포크'의 재현이다.

[Between The Tygh]는 오래된 사운드의 귀환이다. 십센치(10㎝)나 옥상달빛 등의 인기에서 확인할 수 있는 국내의 달콤한 어쿠스틱 사운드 경향과도 궤를 달리하며, 애니멀 콜렉티브(Animal Collective)나 판다 베어(Panda Bear) 등의 프릭 포크(Freak Folk) 뮤지션에게서 관찰되는 실험적인 포크사운드와도 다르다. 드린지 오는 그저, 1960~70년대 영국의 포크음악을 성실하게 재현한다. 장르적 전형성에서 느껴지는 클리셰를 돌파하는 힘은, 화려하면서도 과하지 않은 기타연주에 있다. 오른손을 부지런히 놀려가면서, 때로는 변칙적인 주법을 통해서 들려주는 다양한 기타 튕김음은 앨범의 가장 큰 미덕이다. 기타와 간간히 들려오는 피아노만으로 사운드를 촘촘하고 풍성하게 채운다. 화려한 기교에도 불구하고 부조화나 과잉으로 치닫지 않고 일관된 톤으로 흐른다. 다만 연주의 템포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점, 꽉 짜인 기타사운드로 인해서 청자가 개입할 수 있는 여백이 적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행간을 보다 넓히는 배려가 있었다면 좀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최성욱 prefree99@naver.com

http://weiv.co.kr/review_view.html?code=album&num=3000

naver


<네티즌 선정위 추천 앨범> 드린지 오(Dringe Augh)의 [1집 Between The Tygh]

드린지 오의 첫 EP는 심심했다. 비범했으나 분위기가 설익어 제대로 떫은맛이 나지 않아 그 매력이 부족했다. 근데 첫 번째 앨범을 내기까지 시간이 꽤 지났다. 그 시간 동안 드린지 오의 음악은 비로소 매력을 제대로 발휘하게 됐다. 사실 목소리와 어쿠스틱 기타를 중심으로 그 외의 공간을 최소화하는 작법은 흔히 말하는 '내공'이 필요한 데 지금에 이르러서 그 내공이 개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어느 한 곡을 구분할 필요없이 드라마가 거의 없는 음반이지만 그 메마름 사이에서 문득 충실한 울림을 발견한다. 기타의 연주가 순간 스며들고 재미없는 목소리가 중독적으로 스며든다. 적지만 굳이 더할 이유가 없는 음악이다.

http://music.naver.com/todayMusic/index.nhn?startDate=20110526

2011년 6월 8일 수요일

lyrics in between the tygh


flair
매일 밤은 매일 아침
어쩔 수 없이 잠들지
꿈은 전부 현실
어쩔 수 없이 익숙해지지

소년은 소녀들과
어울리고
벽은 길이되니
언젠가는 발견되겠지

계속 울고, 계속 애원하고,
계속 달리고, 계속 숨고,
계속 노래하고, 계속 춤추고
네가 원하는 거잖아

cutter
항상 뒤에 앉아있지만,
아무것도 네 방식대로는 안될거야
네가 지껄인 거짓말은 결국
네 오해로 끝나겠지

내가 볼 수 없는 뒤에 서있지만,
결국 네 방식대로는 안될거야
네가 내린 명령들도 결국
네가 망친거잖아

네 연줄을 끊어버리겠어
항상 노력할 거야

winding
길이 그늘에 드리워지네요
가지고 있는 걸 숨겨요
사람들은 뭔가 잘 못 된거라 하지만,
난 그렇지 않아요

움질일 때 까지 기다릴게요
숨긴 것들은 모두 버려요
사람들은 정신이 나갔다고들 하지만,
난 그렇지 않아요

summed
요약에 따라 굴러가는거야
네 차례가 온거라구
그 사람이 바로 거짓말쟁이야
아무도 그걸 모르지

풀밭은 가로질러
스프링처럼 팔짝팔짝 뛰어보지
결국 그 사람이 네가 이루어 놓을걸
전부 망쳐버릴 거라구

unfair
그 여잔 항상 너를 인상쓰게 만드네
그래도 네 말이 맞네, 사랑하잖아?
그 여잔 항상 네 심장을 차갑게 만드네

feathery
그녀는 하루종일 자전거를 탑니다
지난날을 잊기 위해서죠
모든 흔적들은 사라집니다

그녀는 원인을 모릅니다
그저 모든걸 눈에 담고 싶을 뿐이죠
왜냐면 다 감추고 싶거든요

fader
페이더가 사라진다
바로 저기서 사라진다
노래하던 사람들도 가버리고
방송에선 노래만 흘러나오네
고요함이 엄습하지만,
억지로 그런건 아냐

거지말쟁이가 가고나니
인생이 끝나버린걸까
흉내내던 놈들도 사라지고
공중으로 분해되버렸네
곡소리는 나지만
후회의 눈물도 흘리지 않네

wile
지금 날아올라요
태양이 뜨고 있네요
내 눈에 들어온 나무들이
바람에 흔들리네요

달이 빛을 비추고
그 빛은 핑크빛이 되어요
땅 위로 떠올라
날아가는 그녀를 보게될지도 몰라요

pine
니가 옳았다고 내가 말할 수 있을까
그날 밤은 외롭다고 느낄 수 있을까
기분이 좋니? 나중엔 괜찮을거야

니가 어디서 멈출 수 있을지 말할 수 있을까
우리 둘 중 누가 별이 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있을까
네가 옳다고? 나중엔 한숨만 나올거야

about between the tygh


individually wrapped 이후
다음 앨범 작업에 대해 논의 된 것은 2010년 봄.
individually wrapped의 성과가 좋지 못했고,
반응도 미비했던 지라, 다음 앨범에 대한 제의 자체가 고마웠다.
(이 포스팅을 쓰는 지금 individually wrapped는 여전히 손익분기점 아래다.)

최초의 앨범 컨셉은 청자가 아닌, 나 자신의 위주로 된 선곡이었고,
녹음 자체도 안정적이고 편한 연주가 될 수 있도록 내 방에서 녹음을 하는 것이었다.
2010년 4월 경, electric muse에서 장비를 다 챙겨 내 방에 세팅을 끝냈고,
난 시간이 남으면 그냥 연습삼아 연주하듯 녹음만 하면 되는 상황이었으나,
그 해 4월 위염과 장염이 한 번에 엄습해 4월 내내 앓았었다.

겨우 가이드 데모 녹음을 끝내고,
북극의 폴라 베어가 잠수하는 임시 아트워크로 6월 비공개 데모가 나왔다.
한 두 곡 정도의 연주곡을 제외하고는 최종과 곡 리스트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pumqueen이 빠지고 wile이 들어갔다.)

이미 2~3년 정도 만들어 둔 곡도 충분했고,
electric muse와 앨범 컨셉에 대한 색감과 어레인지먼트만 하면 되었다.
앨범 타이틀도 between the tygh로 정해졌다.
지난 individually wrapped 처럼 타이틀을 만들기 위해 억지로 쥐어 짜지도 않았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5월 말 대전으로 직장이 옮겨진 문제였다.
일단 electric muse에서 대여한 장비는 겨우 대전으로 옮겼지만,
3개월 간 머무는 숙소의 방음이 문제였다.
월드컵 시즌이어서 새벽까지 옆 방에서의 tv 소리와,
여름이어서 주위 모든 곳에서 에어콘 실외기 소음이 마이크에 녹음되었다.
결국 녹음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2010년 9월 다시 서울로 돌아와 세번째 녹음 시도가 있었다.
그러나 또다시 한 번의 독감, 한 번의 신종플루, 한 번의 위염, 한 번의 췌장염을
매달 한 번씩 돌아가며 10월부터 4개월 간 몸앓이를 했다.

2010년 12월, 녹음이 흐지부지 되자 electric muse 측에 스튜디오 녹음을 제안했다.
강제성이 없이는 도저히 녹음을 할 수 없는 상황까지 왔었다.
이미 2010년 가을 발매는 물 거너간 시점에서 다시 출시일을 잡고, 녹음 일정을 잡았다.

2011년 2월 3일, 1차 녹음이 들어갔다.
일을 하다 손톱이 깨졌다.
이미 2010년 봄에 어려운 자금 사정으로 아끼던 Martin D-1을 처분했다.
남은건 Martin D-15와 아직도 길들여지지 않았던 Martin 5-15가 전부였다.

individually wrapped 때는 D-15와 D-1의 서로다른 늬앙스 때문에
곡들마다 기타 소리에 따라 나름 구분되는 느낌을 줬었지만
이번 between the tygh는 자신이 없었다.

그런데 녹음은 시원하게 진행되었다.
대부분 곡들이 2~3번의 연주로 ok 사인이 떨어졌다.
flair, cutter, winding, summed, unfair, feathery.

2월 5일 2차 녹음때, 남아있던 fader, wile
그리고 두 연주곡이었던 pyne(과 pine), tygh가 무사히 녹음되었다.
목소리까지 녹음이 끝나자 해방감은 이루 말 할 수 없었다.

4월 electric muse는 seoul sonic 미국 투어로 빨리 마무리를 지어야했다.
아트워크에 쓸 사진이 문제였다. 시간이 너무 촉박했다.
금번에도 김목인님의 피아노에 신세를 지기로 했지만.
그 마저도 5월 electric muse가 다시 정상 업무를 시작할 때 고려하기로 했고,
우선은 4월 아트워크를 완성하는게 우선이었다.

3월 프리마켓의 이슬님을 소개받고,
3월 말까지 초안이 나와야 된다는 무언의 압박을 받고,
급하게 송은지씨에게 도움을 청했다.
4월 2일 토요일 새벽, 동네 안양천까지 그 먼길을 카메라를 들고 와주었다.
나는 전 날 심하게 토한 탓인지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여튼 내가 사는 동네의 안양천의 작은 다리에서 대부분 컷을 담았다.

아트워크에 얼굴을 담기는 더더욱 싫었고,
individually wrapped 처럼 쓸쓸한 혼자의 뒷 모습을 담고 싶었다.
어차피 하고 있는 음악이 다같이 즐길만한 곡들도 아닐 뿐더러,
어쿠스틱 음악이 다 그렇듯 곱씹어야 그 맛을 음미할 수 있는 거라는 생각때문이었다.
4월 초, 그렇게 급하게 아트워크가 다져졌다.

5월 초, 김목인님의 피아노 녹음이 재개되었고,
winding까지 부탁드렸으나, flair와 pine 두 곡에만 피아노 세션이 실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두 곡만 녹음된 것이 앨범 전체에 더 멋있고 알맞다는 생각이 든다.

앨범이 발매되고, 나는 두번째 앨범이라고 항상 말하고 다니지만,
ep와 full length 앨범은 구분하는지, 난데없이 데뷔앨범으로 소개가 되었다.
2001년 peppermint onanism을 끝내고 dringe augh가 된 이후,
10년 만에 데뷔앨범 between the tygh가 나왔다.

2011년 5월 31일 화요일

about pine

iTunes의 뮤직스토어에는 음반 단위로 구매할 때만
다운로드가 가능한 곡들이 있다.
그래서 보너스 트랙, 히든 트랙, 뮤지션의 자존심이 담긴 트랙 같은걸
보호할 수 있는 좋은 시스템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만약 그런 시스템이 있다면 흉내내고 싶었고,
그래서 선택된 곡이 pine이었다.

공연할 때 pyne과 pine은 가사가 있고, 없고의 차이인데,
뭐 기분내킬 때는 pine으로, 그냥 입 닥치고 싶을때는 pyne으로 연주된다.

가사야 그닥 큰 부분은 없는데,
슬쩍 nick drake의 두번째 앨범인 bryter layter의 원래 뜻인 "brighter later"를 차용했다.
"are you high? later bright"라는 부분이 그 부분이다.

여튼 일본에서 30분 정도 서울에 있는 녀석과 통화를 했었는데,
그 때 그 통화를 끝낸 후 여운에 관련된 곡이다.

about tygh


이 곡의 진행부분은 youtube의 공연 동영상 중에 daily와 비슷한 구석이 있다.
사실 daily라는 곡이 2009년에 마중과 배웅에 대한 곡이었는데,
결국 그 해 여름부터 안부르게 되다가 우연히 동영상을 보고
코드를 기억해내고 있었지만, 결국은 실패하게 되었다.
엄밀히 말하면, 별로 기억하고 싶은 곡이 아니었다가 더 정확할지도.

여튼 2010년 4월 무렵이었나,
daily를 기억해내다가 기억하기가 싫어졌었고,
그 곡의 도입부가 여전히 너무 마음에 들어
연주곡으로 재활용된 곡이었다.

2010년 봄이 희미할 무렵, 강릉의 해안 모래를 다시 밟게 되었는데,
그 때의 기억은 내 머리속에 노란색으로 기억되어 있다.
그리고 바다는 파란색이었다.

tygh는 그 파도소리와, 모래의 촉감과, 바람의 냄새를 남기고 싶어 만든 곡이었다.
일부러 창을 열어놓고 드라이브하는 기분을 만끽하려고 신나게 만들어 보았는데,
아직도 내 귀에만 들리는지는 모르겠지만, 후반부에 실수한 부분이 마음에 걸린다.

about wile


그래도 2011년에 녹음한 앨범인데, 2011년에 만든 곡은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라는 나름의 죄책감에 1월 급하게 만들어간 곡이었다.

nick drake의 명작이라면 주저없이 pink moon을 꼽는데,
그 중에 자살을 암시하는 harvest breed란 곡을 정말 좋아한다.

곡의 코드 리프는 harvest moon과 from the morning을
30번 정도 연결해서 연주하다 보면 코드가 꼬이는 시점이 있는데,
꼬인 코드를 아무생각 없이 연주하면 wile의 코드가 나오게 되는 점에 착안,
가사도 쓰기 귀찮아서 대충 pink moon에 나오는 몇 몇 구절을
노골적으로 알아채기 쉽게 차용하였다.

예를 들어
now you rise
it goes pink on
off the ground
you may see her flying
이런 부분들이다.

결론적으로는 앨범에서 가장 짧지만 가장 좋아하는 곡이 되었다.

about fader


그 사람이 나와 뜻없이 지껄이는 그 소리가 너무나 듣기 싫었던
라디오 프로그램이 있었다.
내게 라디오는 커다란 믹서에 수없이 놓여있는 레버들이고,
난 그 레버를 스스로의 단어장에 "fader"라 이름을 붙였다.

그리고 그 사람을 추종하는 무리들 역시 밥 맛 없기는 마찬가지.
인터넷에서 여론몰이도 하고, 몰려 다니며 헛소리를 지껄이는 통에,
2011년 1월 녹음 전에 2번째 가사를 더 붙였다.

곡은 2008년 11월 마지막 당직중에 martin 5-15로 만들었고,
두번째 가사만 2011년에 추가된 것이다.

about unfair


사실 보도자료에는 서머셋 모옴의 "인간의 굴레"에 나오는
밀드레드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건 뭐 변명 정도에 불과하고,
실제로는 내 친우의 형편에 관련된 곡이었다.

그리고 2009년 여름, 나 역시 혼자가 되었을 때,
그 친우와 기실 다를바 없는 형편에 세번째 가사를 덧붙였을 뿐이었다.

지금은 그 친우는 역시나 혼자가 되었는데,
세번째 가사만큼은 그 친우와는 관련이 없어보인다.

about cutter


2008년 12월 퇴직을 앞두고
정말 나를 힘들게 한 몇 가지 이벤트가 있었다.
보안 위반을 자행한 한 녀석과,
규정대로 처리해야 한다는 나.
그리고 그 녀석을 감싸는게 목표가 아닌,
그 사건이 공론화 되었을 때 자신들의 안위가 위태로워 지는 걸 막기위해
사건을 덮으려고 하는 수많은 무리들.
그 중에 가장 나를 힘들고 배신감에 몸서리 치게 만들었던 것이,
바로 나의 상급자였던 "과장"이었다.

언제고 너의 진급줄을 끊어 버리겠다는 일념.
그 증오가 담겨있었고, 2008년 12월 퇴직 후 그렇게 칼을 갈며 만든 곡이
바로 cutter다.

녹음된 cutter 버전 중에 가장 좋아하는 버전은
2008년 12월 북카페 jeffery에서 공연된 라이브 버전의 기타소리다.

about feathery


아마 bert jansch의 black waterside의 연주를 보고 만들었지 않나 싶다.
tv 출연이었나 본데, bert jansch의 연주는 최고였었다.

feathery는 만화 peanuts에서 woodstock과 snoopy의 관계를 묘사할 때
썼던 단어였었는데, 뭐랄까 기생도 아니고, 공생도 아닌 평화로운 관계랄까...
그러나 정작 가사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기억이 맞다면 2010년 봄에 만든 곡이고,
이 곡을 만들고 가사를 쓰는 내내
우리 동네 "구일역"을 "고척교"에서 내려다보는 상상을 했었다.

about summed


지금까지도 공연때 하는 대부분의 곡들은 2008년에 만들어졌었고,
요즘은 1년에 2~3곡 정도 쓸까말까 한 게으름쟁이가 되어버렸는데,
summed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당시 전산으로 보고서 결재를 올리면 반드시 요약전을 예술의 경지로 써야했다.
보통 규정집이나 규정집 개정의 경우 10장 이상의 첨부물이 붙기 마련인데,
바쁘신 최종결재자가 과연 그것을 읽을 수 있을까?
그래서 배려한 차원의 전자결재 시스템에서 요약전이라는게 있었다.

한 번은 최종에서 반려를 당하고, 첨부파일 하나도 고치지 않고,
요약전만 바꿔 결재를 올렸더니, 3시간 만에 "Good"이라는 결재자 의견과 함께
"딩동, 결재가 완료되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는 어처구니 없는 경우도 있었다.

about winding


어렸을 때 할머니와 나눴던 일화.

나의 할머니는 허리가 구부러진 꼬부랑 할머니가 지금도 아니다.
아마 아웅산 사건이 터졌을 무렵이었던가,
할머니와 물금의 한적한 지인의 집을 방문했던 기억이 있는데,

여울을 따라 좁은 길을 할머니 손을 잡고 걷고 있는데,
맞은편에서 허리를 잔뜩 구부린 꼬부랑 할머니가 뒷짐을 지고 걸어오고 있었다.
"おばあちゃんそのおばあちゃんなぜあいさつするの?"
할머니는 맞은편 할머니의 눈치를 살피며 대답을 피했다.

나는 중학생이 되어서도 그 풍경을 곰곰히 생각했었다.
꼬부랑 할머니는 내 눈에 보이지 않는 봇짐을 등에 업고 계셨다.
그게 사람일수도, 귀신일수도, 혹은 며칠 전에 죽은 손자의 영혼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어쨌든 할머니가 허리를 피지 못할 정도의 무게였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봇짐을 버리면 나처럼 허리를 곧게 필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에
문득 이 곡을 만든 그날 밤 25년 전 그 길과, 그 새소리와, 그 할머니를 떠올렸다.

about flair


2008년 9월 4일 두번째 홈레코딩 데모의 첫 곡.
녹음 몇 달 전에 tutelar와 같이 만든 곡이었다.
도입부도 tutelar와 비슷했고,
내 기억이 맞다면 tutelar의 간주를 만들다가
그냥 곡이 되어버린 케이스였던 것 같다.

지금의 가사와 조금 차이가 있는데,
처음에는 "i cannot help sleeping" "i cannot help drilling"이었다.

극심한 스트레스에 몸과 마음이 망가지고 있던 여름.
꿈에서 깨지 못해 낮에 자야 했던 시간.
그래서 밤이 낮이되어야 했고, 그래서 더우기 훈련이 필요했었고,
남자와 여자조차도 구분하지 못했던, 벽이 길처럼 보이는 환각.

2011년 5월 12일 목요일

about pyne


2009년 9월.
해외공연을 하고 싶다는 갈망에
박다함씨의 주선으로 치후미씨를 알게되었고,
때마침 nami to kami 공연에 섭외가 되고,
왕복 비행기표만 예매한체,
기타 하나, 배낭하나를 매고 무작정 일본으로 향했다.

그 해 마츠모토에서 맞은 가을의 하늘과 구름은 잊을 수 없다.
나를 아는 사람도 없고, 나를 맞아주는 사람도 없고,
작고 아담한 시골과 도시가 버무려진 그 마을을,
3일 내내 틈만나면 만화 지도를 한 손에 쥐고 걸었다.

마츠모토의 마지막 날.
치후미에게 pyne의 도입부를 들려주었다.
"마츠모토를 기억하기 위해 곡을 하나 만들었어요."

pyne은 가사가 없는 버전과, 가사가 있는 버전인 pine이 있다.
마츠모토의 한자인 松本의 뜻은 "소나무가 으뜸이죠".